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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자기경영

[직장인_심리] 자주 보면 정이 들고 만나다 보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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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대상에 익숙해지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대상을 좋아하게 된다.
-로버트 치알디니 -

1889년 3월 31일 프랑스 파리에는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맞이해 열린 만국박람회의 기념 조형물로 에펠탑이 세워졌다. 이 탑의 건립계획과 설계도가 발표되자 당시 파리의 문인, 화가 및 조각가들은 에펠탑의 천박한 이미지에 기겁을 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탑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했다. 1만 5천여 개의 금속 조각을 250만 개의 나사못으로 연결시킨 무게 7천 톤, 높이 32075미터의 철골 구조물이고풍스러운 파리의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 놓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에는 철거하기로 약속하고 건설을 강행했다.


천박한 흉물, 파리의 귀부인이 되다.


탑이 세워진 후, 시인 베를렌은 “흉측한 에펠탑이 보기싫다.”며 에펠탑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 소설가 모파상은 몽소 공원에 세워진 자신의 동상이 에펠탑을 보지 못하게 등을 돌려 세웠다. 에펠탑 철거를 위한 '300인 선언' 이 발표되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1909년 다시 철거 논의가 거세졌지만, 탑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송출 장치 덕택에 살아남았다. 그러면서 철거 논의는 서서히 수그러들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되었으며, 에펠탑 없는 파리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에펠탑은 더 이상 천박한 흉물이 아니며, 이젠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파리의 귀부인이 되었다. 파리 시민들의 인식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탑의 높이가 300미터가 넘기 때문에 그들은 좋든 싫든 눈만 뜨면 에펠탑을 봐야 했다. 그러면서 그 탑에 차츰 정이 들어갔고, 에펠탑을 찾는 시민들도 점점 늘어났다. 2004년 1년간 피랑스를 찾은 외국 관광객은 무려 2,500만 명이나 되었으며, 세계 1위의 관광대국이 되었다.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들은 에펠탑을 프랑스의 명소 1위로 꼽고 있다.

파리 시민들이 날마다 보는 에펠탑에 정이 들어가듯 단지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노출의 효과 Mere exposure Effect', 또는 '에펠탑 효과Eiffel TowerEffect' 라고 한다.



자주 보면 좋아지고, 만나다보면 친해진다.



처음에는 어색하기 짝이 없던 광고나 상표 이름도 여러번 듣게 되면 어느새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별로였던 유행가도 자주 듣다 보면 어느새 좋아진다. 연예인의 인기는 방송 출연 빈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방송 출연빈도가 높으면 그만큼 호감을 사게 되며 인기도 높아진다. 이 같은 단순노출의 효과는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선거 때 유권자들은 누구에게 표를 던질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가장 친숙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최근 텔레비전 앵커나 아나운서들의 정계 진출이 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각 당에서 이들을 영입하려고 눈에 불을 켠다. 왜 그럴까? 시청자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제이용크는 사진을 이용한 실험으로 단순노출의 효과를 증명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낯선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참여자들에게는 일종의 시각적 기억 연구' 라고 설명해주었다. 물론 실험 목적은 설명과 달리 사진을 보는 횟수와 호감도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사진을 보여준 횟수는 1, 2, 5, 10, 25회였으며 사진을 다 본 다음에는 사진 속의 주인공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예상했던 대로 사진을 본 횟수가 증가하면 호감도 역시 증가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어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지를 알아본 한 연구에 의하면, 무엇보다 두 집 간의 거리가 친밀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우관계를 조사한 결과, 같은 층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를 가장 친한 친구로 꼽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가까이 있을수록 사람들이 서로 친해지는 것을 '근접성의 효과 Proximity Effect' 라고 한다. 근접성의 효과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근접성의 효과를 활용해 연애에 성공했다. 그는 학기 초 한 여학생에게 한눈에 반했다. 그 뒤 그는 강의 때마다 항상 그 여학생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단지 부근에 앉아 가끔 눈인사를 나눌 뿐 말을 걸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학기 말쯤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해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리고 승낙을 받아냈다. 물론 우연을 가장한 의도적 만남이었다. 학기 초에 만나자마자 데이트를 신청했더라면 십중팔구 실패했으리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아쉬울 때만 찾지 말고,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라

자주 보면 정이 들고 만나다 보면 좋아진다. 가까이서 자주 만날수록 호감도가 커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만날수록 더 싫어지는 사람도 있다. 단순노출의 효과나 근접성의 효과는 초기 인상이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나쁘지 않은 경우에만 나타나며 기분 나쁜 사람은 자주 만날수록 오히려 더 싫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펄만은 이런 사실을 간단한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세 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각각의 인물을 유능한 과학자(긍정적인 인물), 평범한 사람(중성적인 인물), 그리고 범죄자(부정적인 인물)로 소개했다. 각각의 사진을 1회, 5회, 10회씩 보여주면서 사진의 주인공에 대한 인상을 평가하게 했다.

연구 결과, 긍정적인 인물에 대한 호감 정도는 보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높아졌다. 중성적인 인물의 경우 역시 호감도가 약간 증가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인물에 대한 평가는 자주 볼수록 호감도가 감소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있다.
첫째,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자주 만나라.
둘째, 되도록 가까이 접근하라.
셋째, 그 과정에서 불쾌한 기분을 유발시키지 마라.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고객과 자주 접촉하라. 그리고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라. 자녀들이 따르기를 원한다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져라. 그러나 자녀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마라.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자주 대화하라. 그러나 불쾌한 주제는 입에 올리지 마라.

살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접할 기회가 많다. 한 번 만난 이후로 소식을 뚝 끊어버리면 아무리 첫인상이 좋아도 한번뿐인 만남으로 끝나버린다. 하지만 자주 만난다고 해서 항상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연락이 오면 싫어지고 만날수록 더 만나기가 싫어지는 경우도 있다. 주로 이런 사람들이다.

평소에는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다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만 친한 척 연락하는 사람, 잘 지낼 때는 아무 소식이 없다가 울적할 때만 전화를 걸어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만 찾아오는 사람, 추천서나 소개가 필요할 때만 선물이나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 세상에 이런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에게 이득이 될 때만 찾아온다. 필요할 땐 누구보다 친한 척하지만, 아쉬울 게 없을 때는 연락을 뚝 끊고 모른 척한다. 어떤 사람이 당신과의 관계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는 그가 주로 어떤 상태에서 당신을 찾는지, 그리고 아쉬울 게 없는 평상시에는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살피면 된다. 다른 사람들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당신을 평가한다.

절실할 때만 찾고 뭔가 필요할 때만 친절하다면 어느 누구도 그 사람과, 그가 보여준 친절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평소에 잘해야 한다. 상대방이 연락을 하기 전에 먼저 연락을 취하자. 필요할 때가 아니라 평소에 간간이 안부 인사를 전하자. 만나기가 힘들다면 간단한 안부 메일이라도 보내보자. 책이나 신문을 보다가 상대가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이 있으면 그런 것을 보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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